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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보다 제품 알리기 주력

작성일 :  2010-07-05 18:38

작성자 : brand38



[Biz] 기업, 마케팅 전략이 바뀐다

삼성전자 홈페이지와 애니콜 홈페이지 가운데 네티즌 평균 방문객이 더 많은 곳은? 당연히 ‘큰집’이라고 할 수 있는 삼성전자 홈페이지가 더 많을 것 같 지만 정답은 반대. 애니콜 홈페이지 방문객이 훨씬 많다. 랭키닷컴(www.rankey .com)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 애니콜 홈페이지 애니콜랜드의 일평균 방문자 수 는 11만8000여명. 그러나 삼성전자 홈페이지 방문자 수는 절반이 조금 넘는 7 만6000여명에 불과하다.

경쟁사인 LG전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창 원빈과 김태희가 광고에서 싸이언 휴대전화를 들고 사랑싸움을 하는 광고가 인기를 끌었을 때는 싸이언 홈페이지 방문자 수가 11만명을 넘기기도 했다. 당시 LG전자 홈페이지 방문자 수는 8만 명도 안 됐다. 심우혁 랭키닷컴 전략기획팀 팀장은 “유명 제품의 경우 기업 홈페이지보다 제품 홈페이지 방문자 수가 더 많다”며 “이런 추세는 다른 제 품에도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이 바뀌고 있다. 과거 기업 알리기에 적극 나섰던 데 비 해 요즘은 제품별 ‘개별 브랜드’ 알리기에 주력하는 추세다.

　

■왜 개별 브랜드인가?■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이 기업 브랜드 알리기에서 벗어나 개별 브랜드 육성 쪽 으로 확장된 이유는 해당 ‘제품’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유망 개 별브랜드 집중도를 높여 소비자 인식 속에 빠르게 침투하고, 결국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기업 전체 이미지를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과거 마케팅 방식이 위 에서 아래로 전달되는 ‘톱다운’ 방식이었다면 요즘은 밑에서 위로 올라가는 ‘바틈업’ 방식으로 바뀐 셈이다.

이런 마케팅 전략은 마케팅 전략이 더 고도화 돼 있는 외국에서는 훨씬 광범위 하게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전 세계 글로벌 기업의 마케팅 인력 ‘사 관학교’로 불리는 P&G. P&G는 개별 제품에 독립 브랜드를 부여하는 개별 브랜 드 전략을 추구한다. 감자스낵 프링글스가 P&G 제품이라는 것을 아는 소비자는 그리 많지 않다. 페브리즈, 비달사순, 위스퍼, 큐티 등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 는 다양한 제품군들이 모두 P&G에서 판매하는 제품이다. 철저한 개별 브랜드 전략 위주로 마케팅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점차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국내 화장품 업계 대표주자라 고 할 수 있는 태평양이 대표적. 태평양은 라네즈, 헤라, 아이오페, 미쟝센, 설화수 등 개별 브랜드 하나 하나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각 제품 별로 브랜드 개발부터 관리까지 책임지는 브랜드 프로듀서를 두고 있다. 이상 욱 태평양그룹 홍보팀 부장은 “브랜드 프로듀서 도입을 계기로 개별 브랜드 중심의 마케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업체들도 개별 브랜드 알리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펠, 파브, 디오스, 휘센 등이 대표적. 한 걸음 더 나아가 개별 브랜드와 기 업 브랜드의 중간 개념인 ‘패밀리 브랜드(Family Brand)’를 개발해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기존 양문형 냉장고 브랜드인 ‘디오스(DI OS)’를 김치냉장고 및 식기세척기, 와인냉장고, 광파오븐 등 5개 품목의 주방 가전으로 넓혀 적용했다. 냉장고 시장에서 구축한 디오스가 워낙 유명해지면서 비슷한 유형의 다른 제품에 적용시킨 셈이다. 김효열 LG전자 차장은 “현재의 복잡한 브랜드 체계를 단순화시켜 브랜드 관리 비용을 줄이고 커뮤니케이션 효 과를 높일 수 있는 일석이조의 방안”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가 전 브랜드를 따로 모아 ‘하우젠’ 브랜드 알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브랜드별 홈페이지 구축■

기업들이 개별 브랜드를 알리고 가치를 높이는 데 있어 광고와 함께 가장 광범 위하게 활용하고 있는 수단은 브랜드별 홈페이지 구축이다. 제품 홈페이지를 따로 구축해 운영할 경우 제품 브랜드 알리기 뿐 아니라 고객 관리에도 더 효 과적이기 때문이다. 제품 개별 브랜드를 키우려는 기업 의도에 따라 관련 홈페 이지 활약 역시 대단하다.

삼성전자는 애니콜 회원 전용 사이트를 확대 개편해 커뮤니티 기능을 대폭 강 화했다. 애니콜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제품 충성도를 계속 유지시킬 뿐만 아니 라 잠재 고객에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후 애니콜 전용 포털사이트 애니콜랜드(www.anycall.com)를 오픈해 다양한 커뮤니티 기능과 벨소리, 배경화면, 게임 등 각종 모바일 콘텐츠를 내려 받을 수 있게 했다. 전세계인들을 위한 글로벌 유무선 포털인 ‘삼성펀클럽’(www.s amsungmobile.com)도 운영 중이다. 삼성펀클럽도 회원들이 동호회 활동을 하면 서 삼성 휴대전화에 관한 정보를 얻고 음악, 모바일게임 등을 내려 받거나 휴 대전화로 찍은 사진, 동영상을 올릴 수 있다. LG전자는 싸이언 홈페이지를, 현 대자동차는 대표 브랜드인 소나타 홈페이지를 따로 구축해 마케팅에서도 톡톡 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이다.

SKT, KTF 등 각 이동통신회사들 역시 서비스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홈페이지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SKT TTL(www.ttl.co.kr),KTF Bigi (www.bigi.co.kr) 등이 대표적. 오영호 KTF 팀장은 “개별 브랜드 홈페이지를 활용할 경우 신규고객뿐 아니라 기존 고객에 대한 관리까지 손쉽게 가능해 비용대비 마케팅 효과가 뛰어난 편”이라고 설명 했다.

　

■회사 숨기고 브랜드 살린다■

제품별 브랜드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모회사와의 관계를 완전히 단절시 켜 마케팅 전략을 펴는 곳도 있다. ‘티니위니(TeenieWeenie)’나 ‘후아유(WH O.A.U)’는 이름만 들어서는 어느 회사에서 만드는지 알기 어렵다. 외국 브랜 드로 아는 경우도 많을 정도. 그러나 정작 두 회사 모두 이랜드의 제품 브랜드 다. 국내 중저가 캐주얼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랜드가 전략적으로 키운 브랜드가 바로 티니위니, 후아유다. 이랜드는 이밖에 피오루치, 클루 등 다양한 제품 브랜드를 개발해 세분화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렉서스가 모기업과의 관계 단절을 통해 성공했다. 렉서스가 미국 고급 세단시장에 진출했을 당시 시장은 벤츠, BMW, 캐딜락 등이 점유하고 있었 다. 반면 일본 자동차는 대부분 값싼 소형자동차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도요타 는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렉서스 판매만을 위한 독자적인 매장을 구 축하는 등 철저히 모기업과의 관계를 끊고 제품 자체만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도요타와 철저히 연계성을 배제시킴으로써 미국 소비자들이 렉서스만의 고급스 러움을 편견 없이 받아들이도록 한 것이다.

박문기 브랜드38 연구소장은 “장기적으로 소비자 기억에는 개별 브랜드가 남 게 되기 때문에 브랜드와 기업간의 연계성보다는 브랜드 자체를 알리는 데 주 력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광재 / 이윤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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